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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31 팁에 대하여...
2008당구노트/2008122008. 12. 31. 10:59

진짜로 죄송합니다. 출처를 모릅니다. ( 제 2 출처 라온 )

I. 팁의 기원

당구의 기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뜻밖의 사실일지 모르지만 큐에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팁이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구 경기가 어느 정도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춘 후에도 큐에는 팁이 붙어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최초로 팁을 사용한 것은 언제일까? 또 그것은 누가 고안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이 있었다. 특히 빌리아드 아카이브와 다이제스트의 유명한 당구 작가인 마이크 샤모스가 많은 연구를 하였다. 그가 쓴 당구의 역사에 보면 팁의 기원에 관해 명확한 서술을 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팁이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분명히 1823년 이전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은 팁이 달린 큐에 초크를 칠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1823년도의 그림이 증명하고 있다. 또 1818년에 발행된 한 논문에 가죽 팁에 관한 언급이 있는 것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팁의 기원은 1818년 이전으로 추정되었다. 이와 같은 샤모스의 연구에 따라 그 동안 팁의 기원을 1818년으로 인정해 왔으나, 최근의 역사 연구에 의하면 팁이 고안된 시기는 이보다 조금 더 앞인 것 같다.

나폴레옹 시대에 프랑소와즈 밍고드라는 군 장교(대위)가 있었다. 이 사람은 나중에 정치범으로 그 유명한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상당한 특별대우를 받았다. 그의 감방에는 당구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그는 거기에서 매일 당구에 관한 연구와 실험을 할 수있었다. 이런 연구에 심취한 그는 형기를 마친 후에도 감옥에 계속있기를 원할 정도가 되었고, 그 희망이 받아들여져 상당한 연구를 마칠때 까지 그 감방을 계속 사용하였다.
감옥 생활을 연장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몰입한 연구였기에 많은 성과가 있었고, 그의 노력으로 당구는 여러 가지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1790년 밍고드는 그때 까지는 평평한 형태였던 큐 끝을 동그랗게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매우 어려웠던 여러 가지 샷이 가능해졌다. 이와같이 개선한 큐로 여러 가지 샷을 연습하던 밍고드는 1807년 큐 끝에 가죽으로 된 팁을 붙이는 것을 고안하였고, 밍고드의 샷은 점점 발전하였다. 감옥에서 나온 후 밍고드는 파리에서 가죽 팁이 달린 자신의 큐로 여러 가지 샷을 시범 보였으며, 그 후에 팁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후에 밍고드는 당구의 여러 가지 샷에 대한 책을 기술하였는데, 이 책은 최초의 예술구 저서로 인정되고 있다.

II. 팁의 기능

팁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것은 극단적으로 팁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공을 칠 때와 어떻게 다른가하는 의미이며, 거꾸로 좋은 팁을 쓰면 어떤 점이 좋은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므로, 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꼭 짚고 가야할 문제이다. 팁의 역할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큐가 당구공에 닿을 때 미끄러지는 현상, 즉 미스 큐를 방지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쵸크의 주된 역할이지만, 그냥 나무에 초크를 사용할는 것 보다는 가죽 팁을 사용하는 것이 미스 큐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둘째는 큐와 공을 보호하는 일이다. 나무로 된 큐로 그냥 공을 치게 되면, 특히 회전을 주기 위해 공의 가운데가 아니고 옆부분을 치게 되면 공이 쉽게 상하게 된다. 물론 큐도 쉽게 망가질 것이다. 팁은 이것을 막아 준다.
세째로 팁은 공의 움직임에 탄력을 준다. 팁은 아무리 딱딱한 종류라도 나무보다는 부드럽기 때문에 공을 칠 때 충격을 상당히 흡수한다. 그 결과 공이 큐에 닿는 순간 바로 앞으로 나가지 않고 미세하나마 약간은 큐쪽으로 밀렸다가 튀어나가는 현상이 생긴다. 말하자면 잠시나마 공이 큐에 붙어 있다가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이 차이로 인해 공의 운동에는 많은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탄력을 받은 공은 그냥 나무로 친 것에 비해 속도가 빠르지 않아보이면서도 더 멀리 갈 수 있게 된다. 말하자면 빠르지 않으면서도 강하고 멀리가는 샷이 되는 것이다. 팁은 만드는 과정에서 가죽을 무두질(tanning) 할 때 그 정도와 방법에 따라 강도 즉 딱딱한 정도가 달라지게 되는데, 앞서 말한 팁의 역할 세 가지는 모두 다 팁의 강도와 관련이 있다. 즉 팁이 얼마나 딱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팁이 딱딱하면 팁과 큐 사이의 마찰이 줄어들고 탄력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첫번째와 세번째의 역할이 다소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역할에는 별 차이가 없다. 따라서 팁의 기능을 극대화하려면 가능한한 팁을 부드럽게 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팁이 마냥 부드럽기만 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팁이 공과 부딛치는 순간에는 상당히 큰 충격량을 받기 때문에, 이것이 반복되면 팁에 변형이 생긴다. 손질을 하지 않은 팁을 보면 흔히 뭉그러져 버섯처럼 되어 있는데, 이것이 반복된 충격으로 변형된 모양의 대표격이다. 이렇게 되면 팁의 탄력이 떨어져 원래의 기능을 절반이상 상실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팁을 오래 사용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팁을 부드럽게 만들수록 더 쉽게 발생한다. 또 팁이 너무 부드러우면 첫번째 역할인 공과 접촉할 때의 마찰이 극대화되어 공에 과도한 회전이 가해질 수 있다. 이 두 가지 이유로 인해 팁에는 적당한 정도의 강도가 요구되며, 여러 가지 강도의 제품이 나와있다.

III. 팁의 종류

팁은 그 강도에 따라 하드(hard), 미디움(medium), 소프트(soft)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에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순서 상으로만 구분이 될 뿐이다. 따라서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면 하드는 미디움 보다, 미디움은 소프트 보다 분명히 딱딱하다. 그러나 제조 회사가 다르다면 그것이 보장되지 않는다. 즉 A회사의 하드 팁이 B 회사의 미디움 보다 더 딱딱하다고 이야기 하기 어려우며, A 회사의 미디움과 C 회사의 미디움이 같은 정도로 딱딱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또 최근에는 하드와 미디움, 그리고 소프트의 중간 정도를 생각하여 미디움 하드, 미디움 소프트 등의 표시를 하는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팁을 제조하는 회사는 매우 많은데, 한 회사에서 모든 강도의 팁을 다 만드는 것은 아니며, 많은 회사들이 한 두 가지 강도의 팁 만을 제조한다.
또 여러 가지 강도의 팁을 모두 만드는 회사라 할지라도 회사에 따라 특징적인 강도가 있으며, 특정 강도의 제품이 다른 강도에 비해 더 우수한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A 회사는 미디움이 대표적인 팁이고, 하드는 B 회사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좋다는 식이다.
자신의 큐에 사용할 팁을 고를 때는 이러한 내용을 생각하여 개인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고수들은 대개 딱딱한 팁을 좋아한다. 그것은 고수들의 경우 스트록이 좋기 때문에 딱딱한 팁이라도 공에 충분한 회전을 만들 수 있으며, 따라서 회전의 정도 보다는 회전이 과도하게 가지 않고 일정하게 조절하기 쉬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론 팁을 자주 교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일 것이다. 그러나 공에 탄력을 주는 면에서는 아무래도 뒤쳐지기 때문에 아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팁의 강도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팁의 목적을 상기하면서 원리를 따지자면 이상적인 팁은 부드러우면서도 수명이 긴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팁 제조 회사들은 이런 팁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처음의 소 가죽에서 돼지 가죽, 말 가죽 심지어 고양이 가죽에 이르기까지 가죽의 종류를 바꾸어가면서 실험을 해보기도 하고, 가죽을 다루는 사람들의 비기인 무두질 과정을 여러 가지로 변형하고 특수 약품을 첨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비교적 최근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는데, 개가를 올린 부분은 가죽이나 약품의 종류가 아닌 가공법이었다. 즉 팁을 하나로 통째로 만들지 않고, 가죽 여러 겹을 포개어(laminating) 만드는 것이다. 이 팁이 좋은 성능을 발회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론을 가지고 있다. 즉 각각의 층은 딱딱하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공과 접촉할 때 마찰이 줄어 일정한 정도로 회전을 조절하는 것이 용이하며, 여러 겹으로 만들어져 있으므로써 각 층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여 공에 탄력을 붙여 줄수 있다는 것이다. 또 딱딱한 만큼 긴 수명이 보장된다.

이 방법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것을 최초로 상용화하여 성공한 곳은 일본 회사이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쪽팁'이라고 불리는 이 일본산 팁의 정식 명칭은 모리 팁(Moori tip)으로, 돼지 가죽 14겹으로 되어 있다. 이 모리 팁은 종래의 단일 팁에 비해 혁신적으로 우수한 기능을 보였기 때문에 대단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다.

이렇게 모리 팁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과 유럽 업체에서도 같은 종류의 팁을 생산하기 시작했다.(사실 모리 팁이 그 가격 만큼 성능이 우수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리하여 테드, 허큘리스, 타이거 팁 등이 속속들이 개발되었고, 종래의 단일 팁을 만들던 다이아몬드나 체로키 등의 회사에서도 겹팁을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겹팁이 많이 개발되고 시판되고 있지만 월등히 높은 가격 때문에, 아직 팁의 주종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팁은 사용자가 큐(정확히는 선골)의 직경에 따라 맞춰서 쓰도록 여러 가지 크기로 제작되고 있다. 극단적인 것으로는 직경 8 mm 짜리 팁도 있으나, 이런 것은 사용한다고 하여도 포켓 경기용 큐에 사용하는 것이다. 캐럼 경기에 사용하는 큐에는 13, 14, 15 mm 의 세 가지 종류를 사용한다. 따라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도 대부분 이 셋 중에 하나인데,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선골의 직경보다는 더 큰 팁이 필요하다. 선골과 똑 같은 사이즈의 팁인 경우 그것을 중심이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부착시켜야 하는데, 너무 어려워서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약간 더 큰 팁을 부착한 후 선골 밖으로 나오는 부분을 다듬어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IV. 몇 가지 유명 제품

몇 가지 유명한 팁에 대한 정보

1) 겹팁(layered, 혹은 laminating tip)

* 모리 - 우리 나라에 '쪽팁' 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일본산 팁. 겹팁의 원조 격으로 돼지 가죽을 사용하여 14겹으로 제작되었다. 우리 나라에도 들어와 있고, 조문환 선수 등 국내 프로 선수들도 많이 애용한다고 한다.
1개당 10,000 원 이상.(미극에서는 부착해주는 수공까지 하면 36,000 원 정도 받는다.)
* 허큘리스 - 가죽의 전체 두께 중 가운데 부분만을 취하여 23겹으로 제작한 팁. 겹팁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제 품. 1개당 12,000 원.
* 체로키 - 가격에 비해 기능이 우수하다고 함. 7겹으로 된 제품. 미디움과 하드가 있는데 미디움은 돼지 가죽, 하드는 송아지 가죽이다. 개당 6000 원 이상.
* 블랙 다이아몬드 - 물소 가죽 11겹, 개당 6,000원 이상
* 테드 - 특징적으로 2겹으로 되어 있으며, 수구의 속도 조절이 용이하다고 알려짐. 개당 8,000 이상
* 타이거 - 가죽의 가운데 부분 7겹. 회전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함. 개당 10,000 이상

2) 일반 팁

* 마스터 - 하우스용.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함. 제품에 따라 차이가 많음. 같은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이라도 천차 만별임. 잘 골라쓰면 대박.
* 블루 나이트 - 하우스 큐에 사용하는 팁중에서는 괜찮은 편.
* 엘크마스터 - 역시 하우스용, 그러나 하우스용 팁 중에서는 고급 품이며 성능이 우수하다.
* 르 프로 - 값은 하우스용 팁과 비슷함. 그러나 성능이 매우 좋아 외국의 프로 선수들도 선호하는 편. 값이 비싼 겹팁 보다 이것이 더 좋다고 하는사람이 있을 정도임.
* 블루 다이아몬드 - 초크가 배어 있다고 알려진 팁. 개인용으로 많이 사용. 그렇지만 가격은 역시 몇 백원 선.
* 트라이앵글 - 매우 딱딱한 팁. 개인용으로 많이 사용함.
* 샹디베르 - 프랑스 산 고급팁. 개당 1000원 이상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 않다. (이 밖에 국산 팁도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은 주위에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술되어 있는 팁이면 모두다 상당한 고급 제품으로 봐도 된다.)

V. 그 밖의 참고사항

* 그 밖의 참고사항
다음 내용들은 중요하지 않아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앞의 내용에 비해 자료를 통해 완전하게 확인되지 못한 것이기에 '그 밖의'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을 뿐이다. 약간 불완전한 자료와 주관적인 판단을 넣어 구성한 것이므로 더 정확한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지적과 토론은 항상 환영한다.

* 참고 1 - 팁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
팁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쓰다보니 엉뚱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팁을 좋은 것으로 사용하면 경기에서 엄청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은 부질 없는 착각일 뿐이다. 실제로 팁이 경기에 주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굳이 숫자로 따지자면 중급자의 경우 최고급 팁을 사용하는 것과 가장 싼 팁을 사용하는 것이 1 경기당 1점 혹은 그 이하일 것이다. 만일 하우스에서 엘크 마스터나 이와 비슷한 정도의 팁을 사용하면서 손질을 잘 해 놓는다면, 아마도 최고급팁을 사용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 참고 2 - 팁의 두께
팁의 두께가 어느 정도되는 것이 좋으냐 하는 것은 역시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팁에서 두꺼우면 소프트한 성질을 띠며 얇으면 하드 쪽이 된다. 따라서 두꺼운 팁은 수구에 회전이 많이 실리며, 얇은 팁은 회전을 정확히 조절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 참고 3 - 팁의 모양
우리 게시판 어디에 보면 과거에 팁의 모양에 대해 논쟁이 있었던 흔적이 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팁의 끝은 둥그스름해야 한다. 팁 끝이 완전히 평평한 것은 손질이 덜된, 혹은 손질이 안된 팁일 뿐이다. (팁은 티브이 브라운관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평면이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 끝이 둥그스름해야 하는 이유는 팁이 공과 접촉하는 순간 힘이 어떻게 미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저절로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에 대한 내용은 뒤에 따로 기술할 것이다.

* 참고 4 - 용어의 문제
팁을 지칭하는 용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이것을 나타내는 말은 팁 말고도 탭, 탑, 다뿌(혹은 답푸), 담푸(혹은 담뿌) 등이 있다. 먼저 팁은 물론 영어의 tip 이며, 탭은 tap 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tip 은 주로 무엇의 끝 부분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에 비해 tap은, 탭 댄스를 생각하면 되는데, '가볍게 두드린다'는 뜻과 '탭 댄스용 구두에 덧 대는 가죽'을 가르킨다. 물론 tip 에도 두린린다는 의미가 있다. 이렇게 보면 두 가지 다 가능한 말인데, 팁은 큐의 끝부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이며, 탭은 가죽을 덧붙였다는 것에 무게를 둔 용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에서는 이 두 용어가 둘다 사용되는데 상황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쓰인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이야기 할 때는 팁이 더 많이 쓰인다. 드물게 쓰이는 탑이라는 말은 영어의 top 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으나 전혀 근거가 없으며 tap을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답푸나 다뿌는 tap을 아예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일제 시대의 잔재이기도 할 것이고, 그 동안 당구가 주로 일본을 통해 들어온 영향도 있을 것이다. 담뿌(담푸)라는 말은 쉽게 추측할 수 있겠지만, 답푸라는 말이 유성음화 과정을 거쳐 변형된 말이다.

* 참고 5 - 팁의 관리
팁을 부착하여 사용하기 시작하면 처음 얼마 동안은 팁의 변형이 잘 일어나 팁이 버섯 모양으로 뭉개진다. 이것은 다소 무른 팁이 타구할 때의 충격량을 견디지 못하여 짜부러지는 것인데,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상당한 강도의 팁으로 변하게 되어 사용하기 좋은 팁이 된다.(물론 고급 팁이라면 이런 과정이 별로 없다.) 문제는 그 때까지인데, 팁이 버섯 모양으로 뭉개져 있으면, 공을 칠 때 힘이 분산되며, 전혀 힘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공이 불필요한 접촉을 하게 되어 원하는 샷이 되지 않는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뭉개져서 밖으로 삐져 나온 부분을 잘라내여 다듬어(trimming) 주어야 한다. 하우스 큐를 사용할 경우, 그렇게 뭉개진 팁이 부착 되어있으면 큐 자체가 마음에 들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큐로 공을 치게 되면 원하는 샷이 되지 않아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팁의 약한 부분에 계속 충격이 가해져 팁이 아예 망가지게 되거나, 큐에도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팁의 옆 부분이 광택이 나게 하려면 그 부분에 물을 조금 묻힌 후 두꺼운 종이(성냥갑이나 사포의 뒷면을 많이 사용한다.)로 여러 차례 문지르면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미관상으로는 분명히 좋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확실치 않다. 팁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물을 묻혀서 생긴 결과일 뿐, 광택과는 관계없다는 주장도 있어서 분명치 않은 것 같다. 하우스에는 흔히 공업용 줄이 있어서 이것으로 팁을 손질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좋지 않은 관습으로, 팁을 처음 부착하고 모양을 만들때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혹시 사용하더라도 팁의 표면이 너무 단단해져 초크가 묻지 않을 때 그 끝을 부드럽게 만드는 정도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팁을, 줄로 쇠를 다듬듯이 가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 참고 6 - 팁의 부착
요즘은 팁을 부착할 때 대부분 순간 접착제를 사용한다. 이것은 접착력이 강하고 빠른 시간 내에 굳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제품이 부착후 한 시간 이내에 사용 가능하며, 어떤 것은 불과 몇 분 만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순간 접착제는 이런 장점이 있지만, 열을 받으면 잠시 접착력이 약해지는 단점도 있다. 큐로 공을 치게 되면 순간적으로 높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 때 일시적이나마 접착력이 약해져 팁이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엄격하게 팁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팁을 부착할 때 순간 접착제를 사용하지 말고, 일반 접착제를 사용하여 하루 정도 굳힌 후 사용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순간 접착제를 사용한다고 하여도 실제로 팁이 떨어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그냥 사용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홍성준님이 경기 중에 팁이 떨어진 일이 있었다. 타구를 하면서 팁이 떨어졌고, 그 팁은 샷을 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방향은 마침 상대방 선수가 앉아 있는 곳이어서 날아간 팁은 상대 선수의 목에 상당한 충격을 가하며 정확히 맞았다. 그 일 이후 홍성준님은 팁의 역할 중에는 경기 중에 미운 사람을 때려주는 것도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일들이 대부분 순간 접착제를 사용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 참고 7 - 팁의 개량
팁을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 즉 팁을 균질한 가죽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일부 강한 소재를 섞어서 뷸균질 팁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지금의 가죽에 고강도 탄소 입자를 섞어서 팁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죽에 의해 탄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강한 탄소 입자에 의해 공과의 마찰력을 최대로 만드는 이상적인 팁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팁은 제조비 그리 높게 들지 않기 때문에 겹팁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이 가능할 것이다. 환상적이지 않은가.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팁을 사용하면 공의 수명이 조금, 아주 조금 짧아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우스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UI. 팁을 둥글게 유지하는 이유

앞서 팁의 끝은 둥근 형태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기술하였다. 그러나 글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간략히 언급하였었으므로, 자세한 내용으로 보충하고자 한다. 우리가 말하는 수구의 회전이란 엄밀히 말하면 회전/속도 의 비율이다. 다시 말하자면 회전이 별로 많지 않아도 공이 천천히 진행을 한다면 쿠션에 닿았을 때 반사각이 많이 변화하며, 공의 속도가 빠르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훨씬 많은 회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물론 공에 많은 회전을 실어주려면 필연적으로 공의 속도를 어느 정도는 붙여줘야 하므로 회전을 많이 준 효과를 내려고 공을 천천히 치려고 해서는 아니 되겠지만. 어쨌든 회전이란 이런 것인데, 공의 회전/속도의 비가 어느 정도 되겠느냐하는 것은 대부분 공의 어느 부위를 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팁이 둥글어야 하는 이유가 나타나는데 둥근 팁을 사용할 경우 팁이 공의 어디를 치느냐에 따라 이 회전/속도 의 비율이 일정하게 달라진다. 한 가운데를 치면 회전/속도 비율은 0 이며, 중심에서 옆으로 벗어난 만큼 회전/속도의 비율이 비례하여 증가한다. 예를 들어 중심에서 15 밀리미터 되는 부위를 치면 3 밀리미터 되는 부위를 쳤을 때에 비해 5배의 회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팁이 평평한 경우에는 팁의 직경의 1/2 정도 되는 곳(대략 6, 7 밀리미터)까지는 아무리 잘쳐도 회전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말하자면 흔히 얘기하는 1팁 정도의 회전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평평한 팁을 사용하면서 1팁의 회전을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의 하나이다.

① 스트록을 직선으로 하지 않고 비틀면서 공을 치는 경우,
② 당점이 1팁 위치가 아니고 1.5-2 팁 위치인데, 그립이나 스트록의 변형 등 치는 기술을 가지고 회전을 약간 죽인 경우).

그리고 평평한 팁의 경우에는 많은 회전을 주기위해 수구의 중심에서 점점 멀리 떨어진 곳을 겨냥할 경우 미스 큐가 빨리 생긴다. 이것은 3팁의 회전을 구사하기 어렵게 만든다.

포켓 당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일테지만, 특히 캐럼 경기에서 공이 회전 없이 진행하기를 바라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것이 팁이 둥글게 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나 둥글면 좋을까? 이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1원짜리 동전과 같은 정도의 곡면이 가장 좋다고 한다(혹은 미국동전 1센트나 10센트 짜리). 일단 팁을 이렇게 둥글게 만들어 두고나면, 공의 극단부위를 겨냥하지 않는 한 미스 큐는 없다고 봐야한다. 물론 쵸크를 제대로 사용한다면 말이다. 실전에서는 쵸크를 칠해도 미스큐가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은 대개 팁이 너무 딱딱해져서 쵸크를 먹지 않은 경우이다. 이럴 때 흔히 줄로 팁을 갈아주는 수가 있는데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개인 큐이고 고급 팁을 사용한다면 아마도 그런 일은 시켜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효과야 좋겠지만, 팁이 금방 망가지게 되며 무엇보다도 둥글게 잡아놓은 모양이 흐트러질 수가 있다. 쵸크 때문이라면 줄로 갈지 말고 가볍게 두드려주거나, 돌려가면서 눌러주는 정도로 충분하다. 사실 줄 보다는 입자가 굵은 사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이것으로 팁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혹시 여기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내용이 궁금한 것이 있거나, 내용 중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이 있으면 의견을 제시해주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저는 팁 제조업자도 아니고, 당구 선수도 아니며 심지어 당구 실력이 좋지도 못합니다. 여기에 실린 내용 중에 상당 부분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해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백작 드림

 


 

Posted by 나는 우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