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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4 하점자인 저에게 필요할 것 같아 옮겨 놓습니다.
2008당구노트/2008082008. 8. 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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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BILL을 통해 느끼고 있는 점에 대한 정답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옮겨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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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구치는 분들께 많이 알려져 있지만, 공을 잘쳐서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저 역시 하점자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많이 일치되는 부분도 있고, 저 나름대로 다소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기에 한 말 씀 거듭니다. 기상님의 글에 상당한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하수는 디펜스와 포지션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포지션보다 득점이 우선이라는 댓글을 주신 분이 계시네요. 물론 득점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수 많은 하수들의 (속된 말을 써서 죄송하네요.) "삥~ 공타~ 삥~ 공타~ 삥~ 삥~ 공타~ 공타~ 공타~ 이후로 무한 공타~~~" 이러한 플레이는 그 자신 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개선되어야 될, 한번은 꼭 넘어서야 할 한계점입니다. 기상님의 글 역시 그것을 지적하신 것 같고요.

하점자들의 기록표를 보면 1점 단타 득점의 비율이 높습니다. 연타의 확률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죠. 이것은 게임의 기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자신은 걷고 있는데, 그것도 중간 중간 한참씩을 쉬어가며 걷고 있는데, 상대는 오래 쉬지도 않고 뛰어 달아납니다. 억지도 쫒아 가려다보니 오히려 미스가 많아지죠. 점점 멀어져가는 고점자의 뒤통수만 바라보며 한숨짓다보면 어느새 포인트 타이머를 누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이건 동급자끼리의 경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 물론 아직 실력이 부족한 것이니 착실하다는 표현에는 다소 어폐가 있습니다만, - 착실하게 한 점 한 점 득점하는 타입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참을 쉬다가 우당탕탕 여러점을 득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에버리지나 기타 실력이 비슷한 상황일때도 오히려 게임의 승률은 후자의 사람이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기세죠. 어렵게 어렵게 일점씩 쳐서 5점을 만들어 놨더니 상대가 우당탕 한 큐에 5점을 쳐버리게 되면 심리적으로 느끼게 되는 불만은 더 커지고 그것이 플레이 내용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득점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은 거의 만고 불변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포지션보다" 라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두가지 중 어느 하나가 더 우선임을 따질때는 득점이 당연히 우선되겠지만, "~~~보다" 라는 말은 그것 역시 절대 무시되어야 할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표현입니다.

실력이 늘지 않는 중, 하점자들의 한계가 쉽게 극복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포지션이나 디펜스보다 득점이 우선이라는 말이 진리에 가까운 말인 것은 틀림이 없지만, 그 의미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갖고 있는 것이죠. 포지션과 디펜스 없는 게임을 하는, 에버리지 1점에 못미치는 하수가, 어떻게 그 위의 단계로 올라설 수 있을까요? 포지션과 디펜스라는 초강력의 절정 무기를 포기한채 절대 우연이 거듭 거듭 중첩되어 쉬운 공이 계속 서주기를 바라보는 현재 상황이라면 절대로 그 위 단계로 올라서지 못합니다.

물론 이제 막 큐를 잡은 초보자라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책을 통하든 고점자의 지도를 통해서든, 어떤 배치의 공을 만났을때, "아! 이건 이렇게 치면 포지션이 가능해." 라거나, "아! 이건 정말 내가 득점할 확률이 제로에 가까우니 이렇게 치면 뒷공이 어려울 것이다." 라고 생~각~이~ 드는 일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포지션과 디펜스를 연습해야 할 단계가 된것입니다.

특히 디펜스의 경우 그 위대한 무기가 너무나도 심각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당구를 플레이함에 있어서 분명히 "기다리며 인내해야할" 매우 중요한 시기가 찾아옵니다.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지 못하고 억지로 풀어내려 허둥거리다가 결국 득점에 실패하고 상대에게 더 좋은 배치를 허락한다면, 그건 상대가 잘쳐서 진게 아니라 자신의 어이없는 플레이로 인한 결과입니다. 속된 말로 스스로 맛이 가는 거죠.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가 다득점과 기세 장악에 도움되는 것은 물론 사실입니다. 그리고 최선의 수비는 공격인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최선의 공격이 수비인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에 연습이 되어있지 않으면, 그 기다려야 하는 시점에 기다릴 능력이 없어서 기다리지 못하는 것이죠.

하나의 예로, 꽤 오랜 시간이 지나긴 했습니다만 모 선배님과 경기를 하며 느낀 것인데, 그분과 저의 경기는 에버리지 구조를 볼때 제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경기입니다. 제가 대대에서 아무리 단게임이라 해도 1점을 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볼 때, 거의 2점대 이상을 치시는 그분에게 2배 차이 핸디를 받는다 해도 절대 못이기는 거죠. 그러나~! 양방 초이스, 즉 맞지 않으면 디펜스가 성립되는 초이스는 이 상황에서 제게 열쇠를 줍니다. 양방 초이스를 곁들이면 그분의 2.5대 에버리지가 그래도 1점대 후반 정도로 낮춰집니다. 그럴때 제가 1점을 치면 이기죠.

단순히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지만 위 경우를 보아 양방 초이스는 최소한, 경기를 포기하지 않을만한 저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점자가 앞서 나가며 캉가루 처럼 뛰어가는데 자기는 나무늘보처럼 기어 다닌다면 그 자체로 의욕 상실입니다. 스스로 만드는 한계 안에 자신을 고정짓지 말아야 합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포지션과 디펜스입니다.

가끔, 아니 하수의 경우에는 자주, 포지션과 디펜스를 하다가 득점에 실패하는 일이 있을 것이며, 그때마다 고점자들의 말을 듣게 됩니다. "일단 득점해~!" 제 경우 겉으로는 "네" 하지만 속으로는 저의 성장을 방해하려는 사악하면서도 고차원적인 방해로 여기고 속으로는 10 습니다.

물론 그 사람이 제게 일단 득점하라 하는 그 말의 의미를 몰라서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3점 연타를 치고, 다음 4점째 배치에서 포지션이 가능하다면 혹 실수가 걱정되더라도 어떻게든 포지션을 세워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득점만 목표로 휘둘러놓고 그 다음 공이 어렵다면 성공하더라도 4점이 끝이죠. 거기서 연결이 한 번 되면 그 두배도 가능합니다.

남들 다 할 수 있는 얘기를 무지 장황하게 떠들었네요. 별 내용은 아닙니다. 제 싸이즈도 그렇고... 하지만 "포지션보다 득점이 먼저다"라는 말에는 발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건 그 챔프의 일입니다. 이미 습관으로 포지션이 되는 경지인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죠. 포지션과 디펜스가 연습되어있지 않은 하수에겐, 어! 떤! 경! 우! 엔~!!!! 득점보다 그것이 더 먼저인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바로,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포지션과 디펜스가 의식될 때입니다.

모든 공은 똑같지 않습니다. 만약 9점을 쳤다고 가정한다면(제 공식 대회에서의 하이런입니다. ^^:) 분명히 그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되었던 공이 있습니다. 또한, 연타의 뒷부분 중에 있었던 다음 연결고리를 놓쳤기 때문에 거기에서 멈춘 것입니다. 연결고리를 찾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으면 절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재미있는 것은, 연결고리를 찾는다거나 기다린다거나 하는 일련의 처절한 사투 그 자체가 상대방의 기를 질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지더라도 쉽게 지지 마세요. 당구는 처절한 전쟁입니다. "잘 배웠습니다.", "잘 쳤습니다." <- 경기에 매우 필요한 좋은 매너죠. 그러나 이 좋은 매너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경기가 끝난 다음에 하세요. 언제부터인지 이미 패배가 습관이 되어버린 착한 패배자 당신~! 악독해지시기 바랍니다.

[출처] 5, 6점 이상의 다득점은 왜 어려운가. ([네이버당구동호회-3쿠션빌리아드]◀3CUSHION BILLIARDS▶) |작성자 당구환자

Posted by 나는 우공